
1. 거래절벽과 운영비 누적, 부동산 중개업의 그림자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과 신용 기반 자금 이용 조건 강화, 거래세 부담 등으로 인해 매매·전세 시장이 모두 얼어붙으며, 공인중개사 자영업자들은 ‘거래절벽’이라는 현실적인 위기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신규 매물이나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지역 중개업소의 매출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개업은 고정비용이 꾸준히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사무실 임대료, 관리비, 홍보비, 공제회 회비, 플랫폼 광고비 등 운영비는 매달 지출되지만, 수입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채무는 빠르게 누적됩니다. 특히 전업 중개사로 일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개인 생활비까지 중개소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카드 돌려막기, 마이너스 통장, 신용 상품 이용으로 위기를 넘기게 됩니다.
하지만 거래량 회복이 단기간에 기대되기 어려운 구조에서 이러한 방식은 오히려 부채를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채무 규모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공인중개사도 개인회생이라는 제도적 해결책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 정책이나 시장 흐름이 단기간에 변화하지 않는 한, 거래절벽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폐업을 고민하는 중개사도 늘어나고 있으며, 수익 없는 구조 속에서도 임대료는 매달 빠져나가고, 온라인 광고비, DB 이용료, 소속 공제회 회비 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1인 중개사무소의 경우, 대표가 직접 영업, 사무, 관리까지 도맡기 때문에 정신적·체력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2. 중개업 수입 불규칙해도 회생 신청 가능할까?
개인회생은 일정한 수입이 존재하고, 일부라도 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 여건이 있다면 누구나 신청 가능한 제도입니다. 공인중개사 자영업자 역시 수입이 불규칙하더라도 최근 수개월간의 수입 흐름, 반복성, 사업 유지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회생 신청 자격이 판단됩니다.
수입 증빙은 국세청 소득금액증명원, 부가세 신고서, 통장 입출금 내역, 거래계약서 사본, 수수료 정산 내역 등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거래 건수가 적더라도,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수입이 발생했다면 이를 평균화하여 가용소득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분양대행이나 상가 임대 중개 등 틈새 거래에 집중하며 꾸준한 수입을 유지하는 중개업자 사례도 많습니다.
지출 역시 명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사무실 임대료, 플랫폼 광고비, 차량 유지비, 공제회 납입금, 전화비, OA기기 렌탈비 등 고정비는 모두 사업 운영상 필요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총수입에서 필수 지출을 뺀 ‘가용소득’을 중심으로 변제금이 산정되며, 생활비 수준이 과도하지 않다면 현실적인 수준에서 회생 인가가 가능합니다.
법원은 회생 신청인의 수입과 지출 흐름이 향후 지속 가능할지, 채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수익이 부족하더라도, 안정적인 구조로 전환 중이라는 점과 성실한 납부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3. 실제 회생 사례와 재기 전략
수원에서 중개업을 운영하던 D씨는 최근 2년간 거래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고, 사무실 임대료와 광고비, 생활비 부담으로 인해 카드 연체가 시작되었습니다. 소득은 한 달에 50만 원 내외였고, 사무실을 옮기거나 폐업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중개업을 유지하면서 채무를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에 개인회생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최근 1년간의 소득자료, 부가세 신고서, 정산된 중개 수수료 명세서, 통장 입금 내역, 사업자등록증, 사무실 계약서 등을 제출하였고, 월 평균 가용소득 40만 원 기준으로 36개월 변제계획이 인가되었습니다. 생활비를 절감하고, SNS를 통한 중개 콘텐츠 제작, 실거주 위주 매물 관리로 고객 신뢰를 높이며 점차 수익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회생 제도를 통해 채무를 구조화하고 신용도 하락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 신용카드 연체나 통신 연체 문제도 해결되어 중개업 운영에도 안정성이 생겼습니다. D씨는 “거래가 다시 늘어날지는 모르지만, 당장은 쓸 수 있는 자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안정적인 지출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걸 회생 과정을 통해 배웠다”고 말합니다.
공인중개사 자영업자도 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회생은 실패가 아닌 회복을 위한 기회입니다. 중요한 것은 수입의 크기보다 흐름과 실현 가능성이며, 꾸준한 영업 기반이 있다면 누구든지 회생으로 새로운 시작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