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혼자 준비한 30대 직장인의 실제 사례

1. 과소비와 신용 거래 누적으로 회생을 결심한 배경

A씨는 서울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으로, 중소기업 사무직에 6년 넘게 재직 중이었습니다. 월 소득은 약 270만 원 정도였고, 처음에는 특별한 소비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결혼 준비, 가족 지원, 해외여행 등의 지출이 반복되면서 점차 자금 상황에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카드 분할결제, 유동성 자금 상품, 신용 기반 결제 수단을 점차 늘리게 되었습니다.

소득은 일정했지만, 생활비에 더해 추가 지출이 늘어나면서 매달 상환액이 가처분 소득을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그 결과 각종 연체가 시작됐고, 한두 달 만에 통신비 자동이체 실패, 카드 이용 제한, 체크카드 발급 거절 등 금융거래상 제약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상황을 오랫동안 방치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주변에 알릴 수 없다는 부담감 때문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은 채, A씨는 회생이라는 제도를 스스로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회생 신청 절차를 하나씩 알아보고, 블로그 후기와 법원 양식, 온라인 상담자료를 참고하며 직접 회생을 준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변호사나 법무사 선임 비용을 아끼겠다는 판단도 있었고, “내 상황은 단순하니까 혼자서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 결정은 쉽지 않은 도전의 시작이었습니다.

2. 셀프 회생 준비의 현실, 반복된 보정과 서류 오류

 

 

개인회생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득, 지출, 채무, 자산, 가족관계 등 모든 재정 정보를 객관적으로 서류화하는 일입니다. A씨는 법원 홈페이지에서 회생 양식을 다운로드해 한 항목씩 직접 작성하기 시작했고, 통장 거래내역, 급여명세서, 주민등록등본, 부양가족 증빙서류, 자산 보유 내역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서류 준비는 훨씬 복잡했습니다. 월세, 공과금, 식비, 교통비, 통신요금 등을 항목별로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통장 입출금 내역과 실제 지출액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특히 생계비 항목에서 현실적인 비용을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는 "지출이 과다하다"며 1차 보정명령을 내렸고, 그에 따라 일부 항목을 줄여 재작성해야 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채권자 목록이었습니다. 카드사, 금융기관 외에 A씨는 예전에 사용했던 소액 간편결제 서비스와 후불 교통결제 시스템을 빠뜨렸고, 이로 인해 채무 누락으로 보정명령이 다시 내려졌습니다. 특히 보정기한이 짧았고, 접수는 등기우편으로만 가능해 실제 기한 내 제출이 어려울 뻔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혼자서 회생을 준비한 A씨는 “서류 누락이나 수치 계산 오류가 반복되면서 정신적 피로가 상당했고, 혹시 기각될까 불안해서 밤잠을 설치는 날도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제출한 서류가 법원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였고, 행정 처리에 대한 압박도 적지 않았습니다.

3. 회생 개시 후 느낀 점, 회생은 단지 채무조정이 아니다

수차례 보정과 재검토 끝에 A씨는 결국 개인회생 개시결정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A씨의 가용소득을 월 80만 원으로 산정했고, 총 36개월에 걸쳐 납입하는 조건으로 변제계획안을 인가했습니다. 그 결과, 연체 중이던 모든 채무가 조정 대상에 포함되었고, 금융거래 제한도 점차 해소되기 시작했습니다.

개시 이후 A씨는 매달 변제금을 성실히 납부하면서 생활 패턴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고 말합니다. 불필요한 정기결제를 모두 해지하고, 통장 분리를 통해 생활비와 납입금 계좌를 분리해 관리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재정을 ‘보이는 구조’로 정리하게 되었다는 점이었고, 통장 잔고가 줄어드는 시점과 고정 지출일을 명확히 구분해 더 이상 지출을 감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회생이 끝나고 나면 신용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A씨는 “지금은 빚을 줄여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합니다. 그는 주변에 회생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조언을 해주기도 합니다. “시간과 체력이 충분하고 재정 구조가 단순하다면 셀프 신청도 가능하지만, 복잡한 상황이라면 전문가 상담을 꼭 받아보는 게 좋다”는 것이 A씨의 결론입니다.

이 사례는 단순한 제도 이용 후기가 아니라, 회생이라는 절차가 갖는 구조적 의미와 회복의 가치를 잘 보여줍니다. 개인회생은 신용 회복과 동시에 생활 습관과 재정 감각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